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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Fitness+와 함께 댄스를

by 글쓰는 백곰 2023. 5. 14.

이번 여름에 우리 가족은 한국에 갈 예정이다.

가족이 모두 한국에 가는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에 가서 할 일도, 만날 사람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용건은 ‘건강검진’이다

그동안 몸이 얼마나 더 나빠졌는지를 생각하면

겁부터 덜컥 나곤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미룰 수도 없으니.

 

한국행을 결심하고 나서 운동도 하자고 마음먹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언제나 만만치 않았다.

스포츠센타에 가는 것도 솔직히 마음이 땡기지 않았고

매일 거닐던 공원 산책은 생각보다 운동효과가 없었다.

물론 걷는 것 자체가 안하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한번 야외에 나갔다 오면 컨디션이 들쑥날쑥해졌다.

게다가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캘리포니아엔 비가 많이 왔고

날이 화창해지자 알레르기가 극성을 부렸다.

운동은 해야겠는데, 집에서 혼자 하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시작한 것이 Fitness+ 이다.

 

나는 아이폰을 쓰고, 애플워치를 사용한다.

애플워치의 좋은 점이 있다면

하루 움직임을 수시로 체크할수 있다는 것인데

덕분에 나는 의식적으로라도 한시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편이다.

(일어서기의 운동량을 충족하려면 한시간마다 움직여야한다)

그리고 내가 하루에 소모해야하는 칼로리와 운동시간들이 표시된다.

운동할때 보조로 사용하면 좋은 것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그것을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문득 핸드폰을 보다가 Fitness+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것도 월간 구독료를 내면서

각종 운동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할수 있다.

기본적으로 애플워치와 아이폰이 있으면 사용할수 있고,

나처럼 좀더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고 싶다면

애플티비를 티비로 연결해서 운동하는 것을 볼수 있다.

 

Fitness+ 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운동 종목이 뜨는데,

근육강화, 필라테스, 요가, 킥복싱, 댄스 등 다양하다.

나는 내게 무엇이 적당한지 몰라서 한두번씩 체험해보았다.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보통 10~30분 짜리 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에

가장 초보적인 것을 한번씩 시도해보았다.

그중 내가 지속가능하다고 느낀 것은 댄스였는데,

음악에 맞춰 동작하는 것이 흥겨워보였기 때문이었다.

나처럼 종목을 선택하고 나면, 

자신의 구미에 맞는 에피소드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각 종목마다 담당 트레이너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면, 나처럼 댄스를 하는 경우

세명의 트레이너가 있는데,

Jhon은 라틴댄스 전문이고,

Ben은 음악안무 전문이고(유행가의 포인트댄스 같은)

LaShawn은 힙합댄스 전문이다.

그러니까, 각자 주특기인 분야가 좀 더 세분화 되는 것인데

라틴댄스는 도무지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실패,

포인트댄스는 좀 어려워서 실패하다 보니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힙합댄스를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뭐… 엄밀히 말하면 에어로빅도 가미한 춤이긴 하지만.

그렇게 계속 힙합에만 맞춰 춤을 추다보니

그 힙합 특유의 적나라하고도 다크한 정서(?)가 내게 찰떡이라는 걸

LaShawn의 클래스를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댄스를 하는 순간만큼은,

나는 브룩클린 뒷골목에서 좀 놀아본 여자마냥

거칠고도 까불까불거리며 춤을 춘다.

물론 그것은 나혼자 있을 때만 가능한 옵션이다.

 

 

Fitness+로 운동을 하면 애플와치가 

나의 운동시간, 심박수, 소모된 칼로리를 화면에 띄워준다.

맥박이 100은 넘어야 운동이 된다고 하는데

너무 높은 맥박일 경우 본인이 알아서 운동 강도를 조절하면 된다.

그렇게 1월말부터 지금까지

한달에 약 25일 가량을 1시간씩 춤을 췄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아플 때도 있었으므로.

그래서 다이어트 성과는 어찌되었냐고?

에… 그게 좀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한데…

우선, 운동하기 전에 식이 조절로 4키로를 뺐었고

그 이상 살이 빠지지 않아서 (정체기인듯) 고민하던 차에, 

이 Fitness+ 프로그램을 꾸준히 하면

식이 조절을 딱히 하지 않아도 (평소처럼 먹어도)

한달이면 3키로는 거뜬히 빠진다길래  

그 정보만 믿고 시작해버렸기 때문에…

에… 그러니까… 식이는 열심히 안하고

하루에 한시간씩 춤만 주구장창 춰댔다.

그렇게 한달을 열심히 해보았는데 체중 변화가 없었다.

혹시나 싶어 한달을 더 해보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체중 변화가 없었다.

숫자로 달라지는 게 보이지 않으니 절망할 법도 했지만

신기한 것은, 몸이 조금 날렵하게 보이고

원형 그자체였던 얼굴도 조금씩 윤곽이(?) 생겼으며,

잘때 심했던 코골이 소리도 비교적 잠잠해졌다는

남편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인바디로 체성분을 체크해봤더니

지방이 3키로 빠지고, 근육이 3키로 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물렁돼지에서 근육돼지로 진화했다랄까…!

게다가 운동을 3달 넘게 한 것이  체력이 되었는지

예전보다 일상을 버티는 것이 덜 피로해졌다.

예전엔 하루 일과를 마치기 전엔 늘 파김치가 되고 

그 때문에 짜증이 났었는데 

이젠 운동까지 함에도 힘에 부치지 않으니 활력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체중에 연연해하지 않고

건강을 위한 운동중심으로 계속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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