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영어공부가 시작되었다.
남편이 수강신청한 인터넷학습강좌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남편의 수준엔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수강을 완벽히 하지 않으면 벌금 비슷한 걸 내야 해서,
어쩔수 없이 인터넷학습강좌를 플레이만 하겠다고 내가 떠맡았다.
그런데 다행히도, 나의 레벨에는 맞춤이나 마찬가지여서
갑자기 화이팅 넘치는 영어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나의 첫 영어 강사는 (학교는 예외) 이시원.
사실 그다지 세련되거나 능수능란한 강사 스타일은 아니다.
그의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친근함. 옆집 청년 같은.
영어를 이렇게 쉽게도 배울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나의 은인.
은인이라고 밖에 할수 없다.
사실 나는 심한 영어 컴플렉스에 시달렸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더더욱 스트레스가 되었었다.
우리 시대와 내 아이의 시대는 영어 노출정도가 다를 뿐더러,
공부를 시작한 연령대부터가 다르다.
우리 애는 만2세때 알파벳을 다 떼었다.
그리고 웬만한 도형, 색깔, 사물의 철자도 안다.
유튜브가 우리 아이 영어 선생인데, 아주 그냥 재미진 프로그램들 천지다.
난 영어동요 가사 한줄 따라가기도 벅찬데
이 아이는 어렵지 않게 술술 불러댄다. 물론 다 정확하진 않지만.
특히 그 발음을 따라갈 수조차 없다.
그건 뭐... 그렇게 굳었으니 어쩔수 없다 치고...
요즘은 태양계까지 (솔라 시스템) 노래로 줄줄 외우는 통에 아주 죽겠다.
게다가 이젠 문장 구사를 한다.
모든 사물을 설명할 때 '이츠 어 **' 이라는 것이다. 아놔...
물론 정확한 문장 구사는 아니지만,
저렇게 두려움 없이 무작정 들이대는 실력! 저 용기!
그런데 엄마는 아주 비루한 영어실력... 툭하면 영어 동요 가사 뭉개기...ㅋㅋ
창피했었다.
그런데 이 은인께서 나에게 한줄기 광명을 비춰주사,
아니 이쯤되면 한줄기 광명이라기 보다는
LED 조명이 빡! 내리쬐는 기분이랄까.
여튼 영어무식자에게 용기를 주는 강사였다.
25강중 5강 정도 남았다.
슬슬 실력이 쌓여가고, 슬슬 영어가 두렵지 않다.
지금 잘 할수 있다는 문제가 아니고,
지금 나는 하고 있다는 현실이 기쁠 뿐.
해도 늘지 않았다는 슬픈 그런 현실 말고,
간단한 문장정도는 2초만 생각하면 뱉을수 있는 그런 용기.
그 문장이 틀리거나 말거나. ㅋㅋㅋ
시원스쿨에서 내게 돈도 주지 않았거늘,
나는 왜이렇게 흥분하고 있는가. ㅋㅋㅋ
사실 전업주부에게 주어진 일상이란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한가.
그런데 공부도 할수 있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게다가 공짜이기까지...(회사지원이지만.)
하루가 아주 알차게 지나간다.
나는 정말 공부하는 게 좋다.
영어도 영어지만, 무언가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좋다. (물론 수학쪽 빼고.)
그래서 딱히 친구를 만나지 않아도, 집에 혼자 있어도 아주아주 즐겁게 시간을 보낼수 있다.
여러모로 돈 안드는 취미를 가진 나.
요즘 조금 멋져보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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