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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미국 병원 - Urgent Care

by 글쓰는 백곰 2017. 7. 22.

어젯밤부터 갑자기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가래도 좀 있는 것 같더니만 이내 열이 올랐다.

밤 늦은 시간이라 병원가기는 애매해서

해열제를 먹이고 재웠는데

새벽에 느낌이 이상해 아이 이마를 짚어보니

역시나 열이 있었다.

게다가 컹컹 대며 기침을 하는 것이다.

Croup. 급성후두염이었다.

크룹은 아이가 어렸을 때도 두어번 겪어본 병이지만

미국에 와서는 한번도 병원을 가본 적이 없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다.


우리집은 아직 남편이 취직상태가 아니어서

들어 놓은 보험이 없는 상태다.

오바마케어라던지,

아이들을 위한 CHIP 도 가입하지 않았다.

취직이 빨리 될 줄 알았으며,

생각보다 보험 드는 것이 까다롭고 

경비도 만만찮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애가 아프고 보니 

우선 병원부터 허겁지겁 알아보았다.


지역교회의 아는 분께서 소개해준 소아과는

생각보다 평점이 너무 나빴다.

어차피 현금 들여 병원에 갈거라면

두번 걸음 하지 않는 곳이 좋을 것 같기에

평점이 좋은 Urgent Care를 알아보았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Urgent Care는 일종의 가정의료원 같은 곳으로

가격이 결코 싸다고는 할순 없지만

응급실에 가는 것보다는 용이하게 이용할수 있다.

우리가 다녀온 Urgent Care는 어린이 전용 병원이었으며

평일엔 12-9시까지, 주말엔 9-9시까지 하는 곳이었다.

급할때 가기에 좋은 작은 병원이라고 보면 좋을 듯 하다.



(병원 외관)


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며,

관련 서류를 몇장 작성했다.

그 서류중엔 나중에 청구서를 받는다는

카드 결제 동의가 포함되어 있다.

처음엔 등록비로 150불이 지급된다고 해서

150불을 먼저 지급했다.

진료비는 후청구가 된다고 했다. 

미국은 의료비 청구서를 나중에 우편으로 받는데,

대개의 의료비가 보험 심사 과정을 걸쳐

이것저것 공제하거나 정리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나중에 지급해야 할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아마 우리도 나중에 청구가 될 것이다.

보험은 없지만.



(병원 실내. 한국과 약간 다른 분위기)



(진료실 내부)


사람이 없어서 바로 진료를 보았다.

먼저 진료실에서 간호사를 만나

간단한 검사를 했다.

체중, 산소포화도, 혈압등을 재고

대략적인 증상설명을 한다.

그러면 간호사가 나가고(?) 담당의가 와서

다시 상황 설명을 듣고, 진료를 시작한다.

청진기로 숨소리 듣기, 코와 입, 귀를 검사한다.

그리고선 대체적인 진료설명을 해주는데,

우리 아이는 크룹증세가 맞으므로

우선 목의 통증과 호흡을 좋게 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시키겠다고 했다.

의사가 나간후, 간호사가 다시 나타나

면봉으로 아이 목안에 있는 가래를 채취(?)해갔고

다시 퇴장하더니만

스테로이드가 든 주사를 가져왔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차없이 먹여주었다. 


오래만의 병원방문에 (게다가 첫방문이니)

영문도 모르고 있던 아이는

이곳의 정체가 병원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울고 불고, 약을 안먹겠다고 뿌리치고

난리를 쳤다.

그 와중에 콧물과 눈물, 가래가 나왔는데

그때마다 간호사는 우리에게 이것을 주었다.



(세균처리 봉투...? 두번이나 줬음 )


아무데나 환자의 체액을 버리는 것보다

저렇게 따로 버릴수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상당히 믿음이 갔다. 

미국은 원래 이런가 싶기도 하고.

아이를 대하는 의료진의 태도도 아주 친절했고,

몇번이고 의료진이 오가면서 여러 설명을 하던것,

진지하게 상담을 했던 것은 

한국의 소아과와는 다른 점이었다.

진료실에 앉아있으면, 의료진이 들락날락하며 진료한다.

병원에서 나올때

세균배양검사는 이틀후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안내를 받으며 약국으로 향했다.

이 역시도 한국 소아과와 다른 점이었는데,

한번에 모든 의혹을(?)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만 그런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스테로이드를 먹였으니 3일은 거뜬 할 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다른 약이 있을 줄 알았다.

또 어디에서 약을 지을 거냐고 수시로 묻길래

병원 옆에 있는 H.E.B 약국을 지명했는데,

진료가 끝난 후 약국에 가보니 그런 데이터가 없단다.

어라? 이상해서 병원에 다시 가보았더니

다시 약국에 가보라고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는 처방받은게 없었다.

병원에서 먹은 스테로이드가 전부였다. ㅋㅋㅋ

감기약을 어지간해선 지어주지 않는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결국 근처 타겟에 가서 해열제만 사왔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강력하긴 한가보다.

현재로썬 열도 오르지 않고 잘 노는 우리집 양반.

새벽에 기침을 하지 않게 가습을 신경써 줘야한다.

그래도 병원에 다녀오니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물론 등록비만 순수하게 17만원 든건 지출이 크지만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몰라 가슴을 졸이는 것보단

초기에 원인을 제거하는게 맘이 편하다.

우리 애는 열이 나면 열경련을 하던 전적이 있으므로

일반 미국 엄마들처럼 기다릴수 만은 없었다.


그리고 아이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면

Chip을 가입할 생각이다.

어른들이야 뭐, 조심하면 되지만

아이는 언제 아플지 모르니까.

CHIP을 가입하면, 이전에 받았던 진료에 대해서도

(약 3개월 정도) 소급을 해준다고 한다.


처음가는 미국병원이었는데

생각보다 큰 난관(?)은 없었다.

이럴땐 남편이 백수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ㅋㅋ



(추가내용: 

2주 후에 우편으로 청구된 진찰비는

50불이 좀 넘는 금액이었다.

청구서에 안내되어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 결제하니

20%가 할인되어 40불 정도로 해결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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