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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드디어 우리집에 정수기가 생겼다

by 글쓰는 백곰 2017. 8. 31.

이제 나는 자유다.

물병 재활용에게서 자유,

무거운 운반에서의 자유,

아껴야 한다는 것에서 자유,

자유, 자유, 자유!!!

내가 여기 와서 제일 잘한 일.

정수기를 설치한 일!!!


아파트 렌트로 살다보니

정수기 설치가 망설여졌었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언제 이사를 할지 모르니 더욱 그랬고

결국 이 생수 저 생수 다 먹어보고

(간혹 맛이 이상한 것도 있다)

만만한 것을 사서 창고에 채워두곤 했다.

물을 사먹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돈도 돈이지만, 그 무거운걸 사는 것도,

쌓여가는 플라스틱 병을 보는 것도

여러모로 불편한 일이었다.

게다가 물을 펑펑 쓸수가 없는 단점(장점?)이 있어

밥할 때도 수돗물로만 씻어내고

마지막 밥물 맞출때만 쓰곤 했다.

크... 정말 피곤한 나날들이었다.

그래도 다들 그렇게 산다길래

그러려니 하고 적응하고 살았는데

캘리포니아에 오니 좀더 문제가 복잡해졌다.



(500미리 생수병. 5센트로 바꿀수 있다고 써있음)


여느 때와 같이 500미리 생수를 한상자 사고 

가계부를 쓸겸 영수증을 뒤져보니

생수 항목 밑에 1.5불이 추가 되어 있는 것이다.

엥? 이게 뭐지?

수소문을 해서 알아본 결과,

공병 보증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금액은 빈병을 다시 재활용센터에 가져다주면

위 금액대로 돌려받을수 있다는 것이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1갤런 짜리를 살걸...

후회를 해도 이미 늦었다.

병은 쌓여만 가고, 나의 근심도 쌓여만 갔다.

재활용센터가 흔하지도 않을 뿐더러,

공병을 제값 그대로 받으려면

한개씩 기계에 넣어야 하는데,

다들 몇개월씩을 모아 센터에 가져 오므로

아주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기계에서 에러도 자주 나서,

이리 넣어보고, 저리 넣어보고, 

뒤에서 보고 있으면 속터져 죽는단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그냥 무게로 달아 준다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가격은 제대로 못받는다고 하고.

하... 이게 말인가, 막걸린가...

텍사스에서는 보증금도 받지 않았고,

알아서 재활용을 해서 버리곤 했는데,

여기는 재활용을 하기 위해서 또 차를 끌고 가고,

직접 재활용을 해야 하는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물은 정말 많이 마시는 건데.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큰 물통으로 배달해주는 곳을 계약해 버릴까,

아니면 내가 직접 물 떠오는 곳으로 가야하나,

나름대로 꽤 진지했는데,

결론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정.수.기.



(기쁘다, 정수기님 오셨네)


드디어 밥할때도 물을 펑펑 헹굴수 있다!

콸콸콸 냄비에 물을 받아 국물요리도 할수 있고

(남들이 보면 물 없어 안해먹은 줄 알겠네.ㅋ)

어쨌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거다.

물론 가격은 있지만서도.

그정도 가격이야 한국과 별 차이도 없고.

차 끌고 다니며 물 사오는 것이나 그것이나.

물론 물맛은 사먹는 그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설치 하는 아저씨가 배관에 구멍을 뚫어서

깜짝 놀라 이사할 때 어떻게 수리할거냐 했더니

그냥 테이프로 붙이면 된다고 하셨다.

뭐... 그렇다니 믿어보자...

TV 광고를 보니, 테이프 하나로

두동강 난 배도 붙이던걸. ㅋㅋㅋ

이사할 때 해체비와 설치비를 따로 받는다고는 한다.

25불 정도라고 했나.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전할수 있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라고는 했지만)

우리는 이 아파트에서 1년 정도만 살 계획이니.

그리고 신용이 된다면

모기지를 힘껏 땡겨 집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때도 소중히 들고 가야지, 히힛.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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