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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by 글쓰는 백곰 2017. 8. 29.

약 2년 전에 오키나와를 여행했다.

아쿠아리움에 갔다가

기념품 몇개를 사왔는데,

남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가 하고 들어보니

거스름돈으로 중국동전을 줬단다.

그 당시 오키나와에는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정신이 없어서 그랬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섰었다.


그리고나서 미국에 왔는데...

오스틴에 살고 있었을 때

택배를 찾으러 아파트 오피스에 갔는데

왠 중국인 중년부부가 서 있었다.

그들이 나를 보고 아주 반갑게

중국어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잘 못알아 듣겠지만, 대체로 하는 말이

안녕, 너는 여기 살어? 어쩌구 저쩌구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짧은 영어로

나는 한국인이예요, 대답해보았지만

그들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계속 중국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택배 가지러 간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여기 산타클라라를 와서도 마찬가지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려는데

중국어로 인사를 하는 것이다.

-.-;;;

이쯤되니 사태가 심각해졌다.

우리는 외국인들에게 '중국인'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외국에 나와서 보니

피부색과 체격으로 봤을 때

가장 혼동하기 좋은 사람들이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이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는 대충 구분이 가능하지만

우리처럼 카테고리가 애매한 사람들이 있나보다.



(어제 다녀온 일본마트. 3국인이 넘친다)


내가 추정해보았을 때... 

그들은 이렇게 나뉜다.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오해는 마시길)


중국인은... 대체로 체격이 큰편이고,

목소리도 큰 편이다.

남자들은 짧게 짜른 스포츠 헤어에, 직모이다.

여자들은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일본인은... 대체로 체격이 작은 편이고,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일본인 특유의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생김새에,

여자들은 수수하게, 눈에 띄지 않는 꾸밈을 한다.


한국인은... 대체로 체격이 큰 편이고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외모에 신경을 쓴다.

특히 한국인 여성들은 거의 염색을 하고 (내 또래)

세련된 옷차림과,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다.


위의 내용이 내가 추정한 각국인들의 인상인데,

아마도 외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 나는 한국인 여자로는 안보인 것이다.

외모에 신경을 안쓰기로는 중국인 같았을 것이고,

170센치가 넘고 육중한 몸매는 

호방한 중국인들의 느낌을 닮았을 것이다.

우리 남편도, 한국인으로 보지 않는 편인데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점이 그렇게 보이는 듯 하다.

우리 부부는 지금 무늬는 '중국인'인 것이다.


나는 그게 사실 조금 속상했다.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한국인인데 한국인이라고 말못하는 설움이랄까.ㅋ

그리고 세련되지 못한 나의 외모에 대해

직격타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이랄까.

한국에서는 주로 한국인들이 많으니

별로 신경 안쓰던 부분이었는데,

여기에 오니 국적 혼란 사태까지 일으켜

나를 우울하게 했다. 


머리를 염색해볼까, 파마를 해볼까,

옷을 신경써서 사입어 볼까, 어쩔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적당히 나를 꾸미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체형과 생김새는 어쩔수 없다 쳐도,

나도 이제 학부형이고(아이도 픽업해야하니)

좀 다르게 보일 필요성이 있다 생각 들었다.


머리도 가끔 산발하고(?)

외출시에는 간단한 화장을 하고

샤랄라까지는 아니어도

구리구리하게는 하고 다니지 말자고.

아... 그나저나 

이 현실이 너무 슬프게 느껴지는 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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