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Great Mall에서 옷을 사곤 한다.
그곳은 여러가지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아울렛 같은 곳이다.
한바퀴 걷는 것만해도 1시간은 걸리는데
어느순간 문득 우리 눈에 띄었던
Dave & Buster’s 의 간판.
저건 뭐지? 궁금해 들어갔었던 그곳은
미국의 유명한 오락실 체인점이었다.
첫날엔 너무 정신이 없어서 후딱 나와버렸었는데,
그러다 어느 날엔가,
아이가 서서히 게임에 관심을 가지길래
(단순한 2차원적 오락실 게임을 좋아한다)
마음 먹고 갔었던 곳이 이곳이다.
그때 주말 오후에 가서 인지,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일찍 돌아왔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작정하고 아침 일찍 다녀왔다.
Dave & Buster’s의 개장은 10시이지만
조금 일찍 도착해보니 이미 열려 있는 상태였다.
이곳과 한국 오락실은 몇가지 다른 점이 있다.
현금으로 직접 코인을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카드에 칩을 충전시켜 사용한다는 점과,
게임을 해서 얻는 보너스 점수를 받아서
사은품 코너에서 그 점수에 해당하는 물건을 바꿀수 있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인형, 컵, 기타등등 자질구레한…)
또한 여기서는 식당처럼 음식과 술을 섭취할수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게임장 중앙에 식당이 있기도 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식사만 즐길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다.
(식당이 중앙에... 놀멍 쉬멍 먹으멍 하시오....)
(칩 충전소)
(각 게임기마다 달려있는 계산대)
(보너스 점수를 사은품으로 바꾸는 곳)
한국의 오락실을 간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여기 오락실과의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분위기가… 뭐랄까…
딱 미국스럽다.
대국답게 상당히 규모가 크며,
뭐라 딱 꼬집어 설명할수 없는 촌스러운 분위기,
올드한 기계들과 단순한 조작방식등…
몇초만에 끝나버리는 게임 천지다.
한국에선 동전 넣고 실력만 좋으면 오래 가는데,
이건 뭐, 정해진 한판만 할수 있으며
거기서 성적이 좋으면 보너스 점수를 적립해주는 그런 식이다.
물론, 돈을 쏟아부으면 다음 판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게임도 많기는 하다.
또한 사행성 도박같은, 눈을 홀리는 게임들도 많으며,
특히 액션과 관계되는 체험형 게임도 많은 편이다.
우리는 애를 따라 이것저것 해보긴 했는데,
아직 아이가 단순한 것들만 즐겨하고,
어려운 것은 단지 지켜보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큰 돈은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46불을 충전해야했다)
2시간 넘게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려야 했다.
아이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도 잘 알지 못하면서
여길 떠나면 안된다는 본능이 발동한 건지 어쩐건지
하릴없이 실내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영원히 집에 못가겠지 싶어서,
무조건 이것도 해보지 않겠냐고 일부러 권유까지 해야했다.
여튼… 그렇게 쌓은 보너스 점수가 700점.
텀블러 하나 바꿀수 있는 어마어마한 점수(?)이다.
엊그제는 일찍 가서 사람이 없는 편이었지만,
미국 오락실의 풍경이 어떤지는 이제 대충 알것 같다.
아이들은 손에 카드를 쥔 채 뛰어다니며 게임하고,
어른들은 중앙에 있는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며 맥주를 마신다.
아이와 어른 모두 제각기 행복을 누리는 곳,
이곳이야 말로 꿈의 동산이 아닌가.
미국처럼 땅덩이가 큰 곳에서 놀이공원에 간다는 것은
몇박 몇일이 걸리는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니
가까운 곳에 있는 이 곳에 오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듯 싶다.
또한 오락 문화라고는 스포츠 밖에 없는 곳이다 보니
여기서 주말을 보내는 것도 나름대로의 여가활용인 것이다.
글을 쓰는 순간 문득 어떤 모습이 떠오른다.
자동차 경주 오락기 앞에 앉아
연신 맥주를 들이키며 신나게 핸들을 돌리던,
어느 아줌마의 불콰한 얼굴.
육아도, 살림도, 체면도,
다 내던진 것 같은
그 흐트러진 모습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워 뵈던지.
인생 뭐있냐는 듯 아이처럼 소리를 한껏 지르며 짜릿해하던.
음… 근데…
그렇게 취해서 집은 어떻게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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