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희.노.애.락.

무슨 교육이 이래

by 글쓰는 백곰 2023. 9. 9.

나는 아이의 사회공부를 도와주기 위해서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사회교과서를 구입했다.

한학년 높은 다른 아이에게 정보를 얻어

캘리포니아 공립학교에서 사용한다는 교과서를 찾아내

아마존으로 주문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알기론, 미국은 교과서를 학생에게 주지 않는다.

이게 캘리포니아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회나 과학교과서는 교실에 비치해놓고

워크북만 학생이 따로 쓰는 식이다.

즉, 학교에서 한번 구입한 책은

몇년이고 그 학년이 물려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나 과학교과서는 꽤 연식이 있었고,

무슨 어린이 백과사전처럼 크고 무거웠다.

가끔 숙제를 하라며 집에 가져 가게 해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책들의 상태가 너무나 메롱이었다.

우리 아이는 교과서를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줄을 긋는 것도, 메모도 안된다고 

나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선생님의 당부겠지)

뭐… 여기 시스템은 알겠다.

근데, 차라리 좀 얇더라도 자기 소유의 교과서가 좋지 않을까,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가 본격적인 사회 수업을 들어간 건

개학하고 나서 2주 후였는데,

숙제를 위해 학교에서 가져온 책을 보고 나는 당황했다.

내가 구입한 캘리포니아 사회 교과서가 아니었다.

 

(내가 구입한 책)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 -역사책의 역사가 보인다)

학교의 재정이 모자랐는지 어쩐지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은 2006년에 발간된 것이고

내 책은 비교적 최근에 발간된 나름 신간(?)인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얼마나 교육에 관심이 없는지

절실히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같은 지역구 내에서도 학교 재정 사정에 따라 교과서가 다르다니.

그렇다고 내용이 똑같은가? 그것도 아니었다.

확실히 최근에 찍어낸 교과서가 나았다.

세계 고대사를 배우는데

예전 교과서는 남자는 뭘 했고, 여자는 뭐 했고

이런 이론이 유력하다… 식이라면

최근 교과서는 남녀 구분하는 내용 자체가 없고

이런 저런 이론이 있지만 역사란 얼마든지 바뀔수 있다…는 식이다.

그럴수 밖에 없겠지.

교과서가 우리 아이보다 6년이나 더 오래되었으니. 

 

며칠 전, 미국 뉴스를 보다가 또 한번 당황했다.

미국 어떤 상원 의원이 상정, 개정하려는 법안이 있는데

그 내용이 아주 충격적이었다.

미성년자인 자녀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혹은 자신의 성전환에 대해서)

가족 내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할 경우,

부모들은 형사 처벌이 되고

양육권을 박탈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뉴스에서 도대체 뭐라는 거야?

아무리 캘리포니아가 민주당 표밭이고,

어떻게든 LGBTQ의 마음을 사려고 한다지만

내참… 어디까지 가려고 저러는거지?

 

나는 동성애를 지지하지도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

내 아이가 뭘 선택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한쪽을 더욱 개방시키는 것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아직 부모의 손을 거쳐야 하는 미성년자들을

여차하면 가족으로부터 떼어 놓는다고 

협박하는 나라에 살고 있고 있다니. (아니, 주 인가.)

부모로부터 분리된 아이들은 누가 보호할 것인가?

알량하게 명분만 내세운 어떤 정체모를 인간에게

무얼 믿고 부모의 역할을 대리하게 한단 말이지?

아… 정말 답이 안 나오는 곳이다.

 

그런데 신경쓰고 쓸 돈 있으면

교과서나 제대로 사놔라! 

애들을 컨테이너 교실에서 공부하게 하지 말란 말이다.

왜 교육 인프라에 투자를 하지 않고

저런 헛짓거리들에 낭비를 하고 있는 건지…

울화가 치미는 하루하루다.



'일상사 > 희.노.애.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자중독자의 삶  (8) 2023.10.01
뒷마당 꾸미기  (5) 2023.09.10
말을 해주지 그랬어  (10) 2023.09.07
거실 인테리어 -3  (2) 2023.09.04
거실인테리어 -2  (4) 2023.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