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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미국 킨더의 하루

by 글쓰는 백곰 2017. 9. 30.

아이가 워낙 일반적이지 않은 탓에(?)

수업을 통째로 들었던 날이 있었다.

이것도 기록해 두면 추억이 될까 싶어

기억을 더듬어 열거해 본다.


각 학교마다 등교 시간은 다르겠지만

정팔이가 다니는 학교(elementary school)는

등교시간은 8시 15분, 

하교시간은 2시 11분이다.(킨더 기준)

매주 수요일은 1시 22분에 하교한다.

한국과는 달리, 교문 개방 시간이 정해져있고

딱 8시가 되어야 출입문이 열린다.

그때부터 아침을 먹지 못한 아이들은

수업시작은 8시 15분이 되기 전까지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을수 있다.

정팔이 같은 킨더 아이들은

교실옆에 위치한 놀이터에서 뛰어 논다.

그러다 15분이 되면 각 반마다 줄을 서고

나란히 교실로 들어가 수업을 받게 된다.


각 반마다 수업 내용이 다를수 있고

여러가지 구성이 차이가 있을수 있겠지만

내가 하루종일 참여한 킨더 수업은 이렇다.


수업을 시작하려고 교실로 들어오면

교실내에 있는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간다.

화장실은 두사람씩 짝지어 교대로 가고

어느정도 아이들이 준비가 되면

교실 앞쪽에 있는 칠판 근처 카펫에 모여 앉는다.

그러면 선생님이 간단한 하루 브리핑을 한다.

오늘은 몇일이며, 무슨 요일, 날씨가 어떠한가,

간단한 이야기를 마친 후에,

선생님이 동화책을 읽어준다.

동화책을 칠판에서 크게 보이도록 기계장치(?)를 조정해서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읽어준다.

중간중간 아이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책을 다 읽은 후의 느낌도 발표한다.

그리고 간단한 율동동요를 하고,

숫자세기, 알파벳 읽기 등을 한 다음

각자 자기 자리로 가서 앉는다.


그때부터는 쓰기 수업을 받는데,

주로 알파벳쓰기, 색칠하기, 숫자 쓰기 등이다.

각 부분을 대략 30분 간격으로 진행한다.

선생님이 먼저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면

아이들이 각자 쓰기 시작한다.

유난히 빨리 과제를 끝내는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약 2시간 동안 그렇게 공부를 하고 나서

10시가 좀 지난 시간이 되면 간식을 먹는다.

교실에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므로

교실 밖에 있는 벤치에서 집에서 싸온 간식을 먹는다.

간식을 빨리 먹은 아이들은 또 놀이터에서 논다.


간식을 먹은 후, 체육시간이다.

놀이터에서 나와 자신의 런치가방을 들고

운동장으로 줄지어 향한다.

그러면 무슨 해병대 조교의 포스를 뽐내는

체육선생님과 보조 선생님이 대기하고 있다.

규칙에 따라 게임하며 운동하는데,

예를 들면 즐겁게 놀고 있다가 호루라기를 불면

운동장 코트에 그려진 선을 밟고 있기,

직사각형 모양 안으로 들어가기,

기둥에 손을 얹기 등이며,

그밖에도 댄스같은 율동 동작 4가지,

공주고 받기 등의 간단한 활동을 한다

약 40분의 수업인데

수업 중간에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물을 마신다. (줄지어)

그리고 런치가방을 들고 카페테리아로 간다.


카페테리아에 가면 각 반마다 앉을수 있게

테이블과 벤치가 구비되어 있다.

각자 싸온 런치를 먹거나, 사먹거나 한다.

먹을 때까지 감독하는 선생님이 있으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동안 먹은 후, 런치가방을 정리하고

다시 놀이터에서 논다.


어느정도 놀이터에서 논후,

다시 오후 수업으로 오전과 비슷한 활동을 하고

(미술이나 도서관 가서 대출해오기 등)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하교한다.



(학교 교실 벽화)


킨더는 한국나이로 6세인 아이들이 가는 곳이며

1학년이 되어 본격적인 학업을 하기 전에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보면 될듯 하다.

학업 난이도는 심하지 않다.

하루는 알파벳 C에 대해 배우면서

대문자와 소문자를 어떻게 가지런히 쓰는가,

C로 시작하는 단어는 무엇이 있는가,

그림을 보고 해당되는 그림에 색칠을 해보는 것 정도이다.



(아들아, 어지간히 하기 싫었는가보구나...

저걸 색칠이라고 한거니... ㅋㅋㅋ)


킨더의 수업내용은 기본적으로 

선생님 말씀을 순종하는 태도,

자신의 욕구를 참는 법등을 배우는 듯 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아이는 없는 듯 하다.

아이들은 쉬지 않고 떠들어대며,

한자리에 가만 있지 않고,

멍 때리며 앉아있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는,

체육시간에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동장에 왠 물 웅덩이가 보였다.

한 여자아이가 거기에 앉아 손으로 휘휘

웅덩이를 젓고 있었다.

그러자 체육보조교사 선생님이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흠... 아이가 그만 실수를 한 것이다.

결국 새바지를 입고 등장하였지만....

그만큼 킨더 수업은 아수라장 그 자체이다.

지금은 학기를 시작한지 1달이 좀 넘은 상태여서

아직 아이들이 적응하는 기간이고

또한 애들마다 각자의 속도가 다르니 어쩔수 없는 일이다.


정팔이는 아직 킨더라서

교실 앞까지 가서 데려다주고,

교실 앞까지 가서 데리고 온다.

학부모는 아이들 학교 시간이 되면 

학교 안으로 들어갈수 있다.

그러나 수업도중에 들어가려면

교무실에 들러 방문자 확인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오늘 정팔이는 얼마나 잘 지냈으려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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