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181 다림질을 하면서. 남편은 사무직 회사원이다. 회사에서 딱히 복장규제를 하는 것 같진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로 상의는 셔츠로 차려입는다. 전업주부라는 시시한 타이틀을 유지하는 나로써는, 그 셔츠를 다려놓는 것이 온전히 남편을 위한 배려이자 봉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다림질을 한다. 원래 교복부터 다려입었던 나이기에 그다지 형편없는 실력은 아니다. 대충 측정해보니 셔츠하나 다리는데 7분 정도 소요된다. 흐늘흐늘 쭈글하던 셔츠가 다림질 완성으로 빳빳한 각을 유지하게 되면 전업주부 백곰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사실 그렇잖은가. 해도 해도 티가 안나는게 살림이라는 것인데.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의 청소라는 것은... 그 지속성의 짧음에 분노를 느끼게 되지 않나. 그러나 다림질은 다르다. 저기, 나의 공이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2015. 4. 13. 이전 1 ···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