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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비만의 원인

by 글쓰는 백곰 2018. 2. 6.

캘리포니아로 이사 오고 나서

남편과 나는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이사 오기 전, 텍사스에서 4개월 살았을 땐

전혀 살이 찌지 않았었는데,

이상하게도 여기에 와서 살이 훅 찌더니만

잘 빠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여러가지 가설을 세웠다.

미국에 와서 그런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텍사스에서 살았던 4개월동안엔 오히려 살이 빠졌는데…?

게다가 특별히 많은 양을 먹는 것도 아니었는데,

체중계는 평균보다 2-3킬로를 더 초과해있었다.

우리는 강한 불신이 들어 체중계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그 문제가 아니었다.


왜, 왜 그런거야?

캘리포니아는 텍사스보다 중력이 쎈건가?

우리를 지구로 끌어당기는 힘이 쎈 나머지

체중계가 후한 숫자를 보이는 걸까?

아, 어쩌면 그런건가 보다.

처음 미국으로 왔던 텍사스에선

남편이 취업을 하지 못해서 맘 고생이 심했기 때문에

뭘 먹어도 살로 가지 않은 모양이야,

세상에나,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딱해라.


그렇게 캘리포니아로 온 지 5개월이 되어서야

우리는 문득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남의 탓도 아니고 그냥 우리의 탓이라는 것을.


텍사스에 있었을 때는

소득이 없었을 때라, 거의 집에서 만들어 먹었고

외식이래봤자 간단한 햄버거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로 오고 나서는

염분이 넘치는 미국음식에 본격적으로 노출이 되어

평소처럼 일정량을 먹어도 부었던 것이다.

남편의 경우는 회사에서 나오는 점심메뉴가 짰고,

나는 혼자 해결하는 식사를 찌개 하나로 대충 짜게 먹었다.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대신

우리도 모르게 짠 것에 길들여져서는

자신도 모르게 물이나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알수 없는 소화장애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많이 먹는 중동음식. 외식치곤 비교적 덜 짠편에 속한다)


이렇게 수수께끼는 풀렸다.

한국에서 뚱뚱하다는 말은 다소 주관적 오차가 존재하지만

미국에서 뚱뚱하다는 소리는 진짜 객관적 사실 그 자체이므로

적어도 그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서 저녁엔 가볍게, 싱겁게 먹기로 합의했다.

그랬더니 몸이 좀 가벼워지고, 붓는 것도 없어졌다.


미국이란 나라가 참 그렇다.

똑똑해야만 건강하게 살수 있는 그런 나라.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찾기도 힘이 들고,

죄다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천지이니

게으르고 무관심한 사람들은 몸 망가지기 딱 좋다.

게다가 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들은

동양인들에겐 너무 헤비하다.

그리고 건강에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민족들이 각자의 식문화를 고수하는가 보다.

조상들이 오랫동안 몸에 맞추어 먹어왔던 그런 음식들을.


그런 의미로다가, 오늘은 반찬을 만들어야겠다.

오만년만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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