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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톰 아저씨의 오두막 -해리엇 비처 스토

by 글쓰는 백곰 2017. 8. 14.

흑인노예 톰의 첫번째 주인은 자애로웠다.

8살이나 어린 주인이었으나

톰은 그를 충실히 섬겼으며

주인에게도 보석같은 존재가 되었다.

주인의 모든 것을 경영할만큼 신뢰를 받았으나

그의 방만한 재정관리로 인해 

톰은 팔려가게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톰은 가치가 높은 노예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톰은 그마저도 순응했다.

자신이 팔려가는 것이 다른 동료가 팔려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톰은 기독교인으로써,

박식한 지식은 없으나 독실한 신앙심으로 

이 모든 상황을 신에게 의탁했다.

또한 톰의 주인은 어린 노예하나를 팔 계획이었는데,

그 아이의 엄마인 엘리자는 그 사실을 엿듣게 되어

위험한 도주를 감행한다.


톰은 노예로 팔려가는 배에서

바다에 빠진 꼬마숙녀를 구하게 된다. 

아이의 아버지였던 세인트 클레어는 

톰을 노예상인에게서 사들여 잡으로 데려간다.

세인트 클레어는 노예제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줄수도 없는

애매한 상태에 놓여있는 주인이었다.

그의 딸 에바는 흑인노예들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사랑을 나누어 주었고,

세인트 클레어 역시 그것을 나무라지 않았다.

그 집은 오히려 방종하는 노예들이 넘쳐났다.

그러던 중 천사와 같던 에바가 죽게 되고,

마지막 유언으로 톰을 자유인으로 만들어달라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지만, 

그일을 미처 해결하기도 전에

세인트 클레어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그로 인해 혼자 남은 미망인은 

톰을 다른 노예들과 같이 팔아버린다.

톰은 결국 악독한 마지막 주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전형적인 잔혹한 농장주였다.

똑똑하고 유능한 톰을 관리자로 쓰려 했으나

일체의 폭력을 행하지 않겠다는 톰이 건방지다고 느낀 그는,

더욱더 톰을 핍박하기 시작한다.

노예를 감독하기 위해 노예를 채찍질하라는 명령은 

톰의 기독교적 인생관과 맞지 않았다.

그는 완강히 거부했고,

반항이라는 명목으로 더욱더 어려움을 겪는다.

폭력에 길들여져 있던 무기력한 노예들은

톰이 자신들을 위해 희생당함을 보고

그에게 존경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톰의 종교인 기독교로 들어서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톰은 계속된 학대로인해 숨을 거두게 되고,

뒤늦게 찾아온 첫번째 주인의 아들이 그의 시신을 거둔다.

또한 탈주를 강행했던 엘리자는, 

자식을 잃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노예 해당에 몸담은 백인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또다른 도망자였던 남편을 만나게 되고

무사히 자유의 땅 캐나다로 건너가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자유인이 되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미국 문학에 있어서 워낙에 유명한 소설이며,

이 책으로 남북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제 다 읽고 보니,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칭송했는지 알수 있었다.

(심지어 이 소설은 성서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노예로서의 삶에 순응하는 톰과,

그에 저항하는 엘리자 가족,

두 기독교인들의 인생이다.

모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불합리성에 저항하지 않으며 

오직 선함과 성실로 인생을 버티어 나가는가,

아니면

다소 과격하고 위험하더라도 자유를 찾아 

고생스런 길을 떠나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도 다른 노예들의 참담한 현실에 대한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노예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물건으로 거래하며

그들에게서 어린자녀와 배우자를 떼어놓으며 

주인의 편의에 따라 팔아버리는 그런 사례가 많다.

간혹 좋은 주인을 만난다고 하여도

인생이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어서

갑자기 재정이 어려워지거나 주인이 죽어버리면

안온했던 삶을 살아온 노예는

더욱 더 큰 고난의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혈육마저 잃게 되면서 갖게 되는 인간적인 슬픔, 

자식에게 불행한 삶을 물려줬다는 죄책감 등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든 노예가 대다수이다.

지금이야 노예제도가 없어졌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아직도 존재한다.

단일만족에서 살아온 나로써는 이 역사와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가장 실감나게 본 기분이 들었다.


소설의 작가가 여성이었다는 것도 

좀 의외의 사실이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여성의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이 모든것을 증언하고 감싸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곳곳에 담겨 있는 기독교적 이야기,

톰을 성자로까지 표현한 것,

이야기 전개에 있어 죽음을 쉽게 사용한 미숙함,

사건과 사건 사이의 시제가 맞지 점을 보건대

소설의 완성도는 그다지 완벽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설득력이 있다.

사람을 관찰하는 시선에는 애정이 담겨있다.

어두운 시대, 깨어있는 자의 고뇌도 있으며

흑인 인종 자체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도 엿보인다.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인간적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그런 책들을 좋아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긴 책.

끊임없이 인간 개개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며, 

애정을 풀어놓는 이야기들을.

비록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던 것은 그런 요소 때문이었다.

결코 과격하지 않으며,

온순한 듯 하면서도 끈질긴 설득으로

마음에 파고드는 글.

오래만만에 만난 즐거운 여정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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