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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갑자기 집을 사게 되었다 -2

by 글쓰는 백곰 2018. 7. 10.

처음으로 오픈하우스를 보고 온 저녁,

우리부부는 서로 말이 없었다.

이렇게 미국 주택시장의 현실을 직접 보고 나니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왜 정가에 집을 내놓지 않느냐고 남편은 분개했고,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에 나 역시 당황했다.

결국 돈은 돈대로 들이면서

우리가 원하는 집이 아닌,

맘에 안드는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건가 싶어

그동안 우리가 허망한 꿈을 꾸었구나 생각하니

한숨이 나고, 짜증이 솟구쳤다.

하지만 현실이 그러한걸 어쩌하겠는가,

받아들여야지.


토요일과 일요일만 오픈하우스를 열기 때문에

내일 당장 구경갈 집들을 또 검색해야했다.

그러자 하루만에 또 다른 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눈을 낮추었더니 또 다른 집들이 보였다.

결국 우리는 3군데 집을 보러 가기로 리얼터와 약속하고

답답한 가슴을 안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교회를 다녀와 3군데를 가려 했다.

전날, 우리가 갈 집들을 리얼터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

또 헛걸음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중 한군데는 매물가로 나온 것보다 10~20%는 더 줘야 하는게 시세라는 말에

그 집 방문은 곧바로 취소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집으로 가게 되었다.


프리몬트에 있는 타운하우스 인데,

남편이 좋아하는 계단 있는 집이었고

차고도 있으며, 학군도 나쁘지 않은 집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팔리지 않아 3주간 매물로 나와 있었다.

(괜찮은 집은 내놓자 마자 팔리는게 여기 추세다)

결국 그 집은 처음 매매가보다 가격을 낮춰놓았다.

리얼터와 함께 그 집을 둘러 보았는데

도대체 왜 안팔리는지 알수가 없는 그런 집이었다.

무슨 하자가 있는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그런 점은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안팔리는 것인지

집주인도, 리얼터들도, 우리도, 아무도 알수 없었다.

우리는 그 집을 본 순간,

이 집이 우리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방 3개에, 차고에, 좋은 학군에, 완벽한 치안...




(프리몬트 집의 뒷마당)


집을 나오면서 전문가인 리얼터에게 물어보니

정말 좋은 집인 듯 하다고 우리의 의견에 동의해주었다.

결국 우리는 그 집에 오퍼를 넣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나머지 집을 하나 봤는데,

이미 마음을 정해서 그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프리몬트의 그 집,

이것은 마치 우리를 위해 예비된 듯 느껴졌다.

설명할수 없는 운명(?)을 느끼자 우리는 조급해졌다.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어졌다.


-3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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