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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

커피와 함께.

by 글쓰는 백곰 2015. 4. 16.

며칠간 날이 훈훈하더니 비가 올 모양인지 다시 쓸쓸해진다.

아침에 먹은 베이글이 영 내려갈 기미가 안보여서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겠다 싶었다.

난 하루에 보통 1잔 정도 커피를 마시는데

뭔가 허전하거나 하면 1잔 정도 더 마시는 날도 있다.

 

우리집엔 커피 머신이 있다.

2013년 2월에 샀으니, 2년이 넘었군.

그때 약 35만원 주고 산 가정용 자동 커피 머신인데,

생각보다 이녀석이 큰 효자가 될줄이야.

남편이 35만원 주고 산다고 했을때 그렇게까지 돈을 들이는게 못마땅했는데.

하루하루 1잔이상의 커피를 생산해낸다고 보면, 결코 비싼게 아닌거다.

대충 계산해 보니 900잔 이상을 뽑아냈다. (손님접대까지)

게다가 우리집 커피는 주로 남편이 로스트해주기 때문에

(이 기계는 약 40만원대에 샀던 기억이다)

커피 자체의 값은 별로 들지 않는 편이다.

커피 900잔이라... 오천원으로 계산하니 450만원이구나... -ㅁ-;

 

어디 계산을 해볼까...

생두는 1키로가 대략 택배비 포함 15,000원이고 (생두치곤 쎈 편)

한번에 볶을때 대략 120 그램 정도 볶으면 100~110 그램 정도 나온다.

1회 볶은 것이 약 7잔 정도(더블 샷 기준), 약 일주일 마실수 있다.

대충 계산해보니 로스팅 전기세 포함 한잔에 400원 정도 든다.

물론 여기서 우유를 사서 넣으면 400원 정도 추가.

 

우리집 아메리카노는 400원

우리집 카페라떼, 카푸치노는 800원인 셈이다.

물론,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하고.

 

무엇보다 이 소형 커피 머신은 가격대비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데,

스팀도 잘 되고, 청소도 자동으로 잘 한다.

물론 커피 찌꺼기도 버려주고 물도 채워줘야 하지만.

 

내 경험으론, 커피는 로스팅 한후 2주내로 먹는게 가장 신선하고 향이 고소하다.

난 스타벅스에서 오래된 로스팅커피를 엄청난 돈을 주고 먹는게

정말 실속없게 느껴진다. 된장느낌 내려고 밥값내며 사 먹다니.

살림이 빡빡한 주부로써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물론 그 위에 시럽이나 우유거품을 올려 먹는건

딱히 커피 자체가 신선하지 않아도 평균 이상의 맛을 내주긴 한다.

나도 남편이 바쁘거나 하면 마트에서 싼 로스팅커피빈을 구입해서

카푸치노로 만들어 먹는다.

 

처음에 남편이 로스트기를 산다고 하고,

나중엔 가정용 커피 머신을 산다고 했을때

저 남자가 또 호기심과 취미생활에 거금을 쏟아붓는군 했는데

막상 커피를 못마시는 남편의 체질을 감안해보면

정말 큰 수혜자는 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갑자기 집에 손님이 출동한다거나 하면,

딱히 무언가를 준비하지 않아도 언제나 상비군처럼 버티고 있는 커피 때문에

제법 그럴싸한 대접을 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호텔 커피잔 세트를 꺼내어

평소보다 더 정성스럽게 우유거품을 내고,

시나몬 가루까지 솔솔 뿌려 내와야 하지만 말이다.

 

집에만 있는 나로써는,

집안일을 다 마치고 나서 여유롭게 마시는 커피가

하루의 활력소이고, 여유 그 자체이며, 취미이기도 했다.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아이까지 다 준비시키고 커피전문점에 가기도 어렵거니와,

천방지축 아들을 단속하려면 온전히 커피를 마시기도 어렵다.

그러니 커피는 내 가까운 곳에서, 아주 평온할때에 자유롭게 마시는게

가장 꿀맛이며, 진리인 것이다.

 

오늘도 나는 뜨끈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어서 날이 좋아져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화창한 주말이 다가오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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