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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181

누가 우리집을 엿보는가 아파트에 살때만 해도 보안걱정이 없었다.그 곳은 출입통제가 비교적 엄격했기 때문이다.그러다 현재의 우리집으로 이사를 하고 보니보안에 있어서 뭔가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타운하우스에 살고 있지만,별도의 보안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누가 맘 먹고 나쁜 짓을 하려고 한다면그대로 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나 할까. 물론 이사 오자 마자 현관에 도어벨은 달았다.우리집에서 사용하는 것은 Ring 인데,꼭 벨을 울리지 않아도 카메라 센서로 누가 현관에 접근하는지 알려준다.요즘은 워낙 세상이 좋아지다보니,내 핸드폰으로 누가 왔는지 실시간중계까지 해준다.녹화된 영상도 다시 찾아볼수 있었다.그래서 그거 하나면 충분하겠지 싶었다. 그러다 어느날,우리집 차고의 비밀번호 입력장치 뚜껑이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2019. 3. 20.
해외에서 자식노릇하기 며칠 전, 어머니의 환갑이 있었다.나는 해외에 나와 있기도 하고,어머니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잘 모르므로(아버지는 8년에 새어머니와 재혼하셨다)약 4개월 전에 어머니 딸에게 연락을 해보았다.넌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는 말에시어머님 환갑때 어느 정도 현금을 드렸으니똑같은 수준으로 할 거라고 했다.그래서 나도 그 정도로 해야겠다는 합의를 봤었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머님 생신에어머니 계좌로 용돈을 송금해 드렸다.그리고 생신이 지난 다음날,아버지에게서 카톡 사진이 왔다.무심코 사진을 봤는데, 그 속에선 환갑잔치가 열리고 있었다.나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아버지랑 통화를 했다.어머니 딸이 잔치를 준비했다는 것이다.나는 이 상황에서 뭔가 씁쓸함을 느꼈다.뭐, 내가 주체가 되어서 하는 것이 아니니뭐라고 할 입장은 못.. 2019. 3. 1.
학교에서 날아온 경고장 2월 중순, 아이의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뭔가 기분이 싸한 것이, 겁이 났다. 첫번째 편지는 2월 13일 수요일에 받았다.내용인즉슨, 그동안 결석을 6번이나 했다,잦은 결석은 아이의 학습에 지장을 준다,그러므로 더이상 결석이 없도록 주의하고아이에게도 충분한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에 대한 확인서에 싸인을 해서학교 오피스에 보내면 되는 거였다. 그동안 학교를 자주 빠지기는 했다.여기 기후에 적응을 못해서인가, 감기에 자주 걸렸기 때문이다.어릴 적에 아이가 아프면 열성경련을 했었고그로인해 우리집은 감기만 걸리면 비상이 걸렸었다.아이가 나이가 들어 뇌기능이 안정되면열성경련을 없어질거란 말은 알고 있었지만낯선 땅 미국에 와서는 모든 것이 두렵기만 했다.한국처럼 아무때나 응급실을 갈수 있는 상황도 아니.. 2019. 2. 27.
미국 쇼핑은 고단해 쇼핑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소모품 쟁겨 놓는 것은 무척 좋아한다.화장지, 세제 등은 늘 여분이 있어야 한다.그래서 세일 전단지를 확인하거나 하면득달같이 달려가 넉넉히 사놓는 편이다. 의류 쪽은 별로 관심이 없으므로미국의 국경일 등 세일 시즌 때온라인으로 조금씩 산다.그러므로 내가 주로 쇼핑하러 가는 곳은 식료품과 소모품을 파는Target, Costco, Whole foods 한국마트 이다. 코스트코는 주로 비품과 소모품을 사러 간다.주로 대용량 제품을 파는데아주 고급도, 아주 저질도 아닌대중적인 물건들을 많이 파는 편이다.과일은 신선하고 맛이 보장되어 있지만이마저도 대용량이기 때문에아주 좋아하는 과일이 아닌 이상 사지 않는다.올가닉 달걀, 티슈, 세제, 물 등을 사러 간다.냉동음식이나 기타 음식은 되.. 2019. 2. 23.
빵이 빵빵 한국에서 온 손님들도 다시 돌아갔고,집정리가 어느정도 끝나자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일을 시작했다.그것은 바로 식빵 만들기. 미국에 와서 가장 적응 안 되었던 입맛 중 하나가식빵이었다.만만하게 샌드위치 해먹기에 좋은 식재료이건만,어찌된게 미국 식빵들은 묘하게 비위가 맞지 않았다.방부제가 많이 들어서인지선호하는 향이 달라서인지는 모르겠다.어떤 빵은 찰떡 같은 질감에 퀴퀴한 냄새가 났고,또 어떤 빵은 뻣뻣하며 느끼한 냄새가 났다.대량생산하는 식빵은 대개가 그런 식이었다.그렇다고 파리바게뜨에 가서 사먹기도 그렇고.또한 거기 빵은 먹고나면 속이 불편해진다. 이상하게도. 쫄깃하고 결대로 찢어지는 식빵,구수하고 폭신한 그런 식빵이 먹고 싶었다.예전부터 추앙해왔던 블로거 ‘고주부'님의 레시피를 토대로나는 식빵 만들기에 .. 2019. 2. 16.
한국에서 온 손님 외국에서 살면서 가끔씩 그런 생각을 했다.지인들이 우리집에 찾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며칠씩 집에서 머무는 것도 좋겠고,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노는 건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 하며.그러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 온다는 것 자체가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긴 비행시간, 상당한 경제적 부담...그래서 누군가가 온다면,성심성의껏 챙겨줘야 한다는 의무가 생긴다. 지난 2년간 우리집에 찾아온 손님은딱 두 팀이었다.시부모님께서 2주간 계셨고,지인의 자녀들 두명이 열흘 간 머물렀다.지금 생각해보니 외국에서의 첫 손님들이무난하지만은 않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겠다. 시부모님은 작년 여름, 한창 더울 때 오셨는데한국은 40도를 육박하는 더위였으나,우리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25도 내외였다.한마디로 휴양하러 오시기 좋은 날씨.. 2019. 2. 15.
Million Dollar Bill, Whitney… 오래간만에 한가로운 오전을 보내며소파에 누워 휘트니의 노래를 듣는다.그녀의 마지막 노래라고 할수 있는‘Million Dollar Bill’을 듣고 있으니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솟구친다. 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유일하게 챙겨듣는 팝가수가 있다면단연 휘트니일 것이다. 그녀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를 좋아한다.그 속에는 사람의 영혼을 흔드는 어떤 강인함이 있다.자신만만한 고음, 안정된 페이스의 선율은듣는 사람마저 용기를 얻게 하는 어떤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했다.그래서 그녀를 사랑했다.그 당당함을. 나의 학창시절.그녀는 영화 ‘보디가드' 속의 슈퍼스타, 그 자체였다. 언제나 너를 사랑하겠노라고 노래하는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꽤나 오랫동안 온 거리에 흘러 넘쳤다.얼마나 유명했고, 근사했는지나는 그 노래가 원래 .. 2019. 2. 9.
친구의 슬픔 앞에서 간밤에 꾼 꿈에서내 친구가 슬프게 울고 있었다.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그렇게 깨어난 새벽,나는 그렇게 현실에서나 꿈에서나친구의 슬픔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자신이견딜 수 없이 싫어졌다. 친구는 나와 25년지기이다.고등학교 때부터 알게 되어어느샌가 인생을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내가 미국에 가게 되었다고 전하던 날,울음을 터뜨리던 내 다정한 친구.다른 친구들은 축하부터 해주었는데이 친구는 서럽게 울기부터 했다.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친구는 주차장에서 또 울었다.친구의 아들은 엄마가 자꾸 운다며 의아해했고나는 나의 떠남을 울며 지켜봐준 이가 없었기에어떻게 위로를 해야하는지 허둥대다 헤어지고 말았다. 각자 결혼을 하고그렇게 자기몫의 시간을 견디느라많이 만나거나 한 것은 아니었.. 2019. 1. 12.
새해 결심 어린 시절의 나는 시간이 주는 공간감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아니었다.연말이니 사람들을 만나야해,연초니 여러가지 계획들을 세워야해,그렇게 부산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저게 무슨 의미람, 결국 똑같은 결말일텐데혀를 차고 있던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한해 한해 나이가 들고 보니나도 모르게 ‘결심’ 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기본적으로 나란 사람이 많이 바뀐건가 싶어골똘히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나 자체까지는 아니어도내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내가 내삶을 온전히 컨트롤 할수 있었다.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그게 가능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나의 시간이란아주 빠르고 숨가쁘게 흘러가는 공간이었기에책상 앞에 앉아 느긋하게 미래를 계획하는그런 여유조차.. 2019. 1. 7.
I love coffee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올 때나는 나름대로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미국은 한국보다 커피맛이 좋을 거다,커피 시장이 크니까.그러니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쉽게 찾을수 있을거야… 라고. 그러나 내가 몇군데 다녀본 결과,커피 맛 좋은 곳이 흔치가 않다.한국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커피계의 애플이라는 Blue bottle도 그냥 그랬다.Peet’s coffee 도 별로 맛이 그랬고…그래도 제일 맛있던 것은 Philz’s coffee였다.Philz’s coffee 가 가장 좋았지만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관계로원두를 사러가기도 좀 귀찮았다.게다가 하루에 한 컵씩만 내려먹으니 금방 커피가 맛이 갔다.(나는 로스팅한 후 2주안에 먹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그래서 Whole Foods 에서 원두를 조금씩 .. 2019. 1. 5.
한국 해외배송대행도 할 만하다. 약 2달 전,배송대행을 한번 시도해 볼것인가, 말것인가고민했었다.한국에서 미국 배송대행을 해본적은 있어도미국에서 한국 배송대행을 해보긴 처음인지라살짝 고민이 되었다. 예전에는 친구가 내 부탁을 들어주어어렵지 않게 한국물품을 구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렇게 한 번 해보니…다양한 물건이 다 도착했는지 계속 체크해야 하며그것들을 포장해 다시 무겁게 우체국으로 들고가서우편비까지 결제해 주는 친구의 수고로움이 떠올라 무척 미안해졌다.그래서 한번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자주 가는 미국맘카페에서 보았던 배송대행후기를 참고해서문척우체국에 서비스를 신청했다. 절차는 이렇다.1. 카카오톡으로 문척우체국을 조회해서 친구 맺는다.2. 배송대행을 신청한다. -배송대행을 신청하면 아래와 같이 고유주소를 준다.예) 전남 구례군.. 2019. 1. 3.
먹고 싶은 자가 요리한다. 미국에 와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은음식이 그다지 입에 맞지 않는다는 거였다.줄줄줄 기름지거나, 숨막힐 정도로 달거나.게다가 원래 먹어 오던 식재료가 아니다 보니이게 무슨 맛에 먹는 건가, 갸우뚱하게 된다.특히 텍사스에 살 때는 한국식자재를 구하기가 힘들어서어쩔 수 없이 양식을 해 먹어야 했다.그러나 캘리포니아에 오고 보니 어느 정도 신경만 쓰면 한국에서 먹던 것 그대로 구현할수 있다.문제는… 그게 상당히 귀찮다는 것이지만. 어느 곳에서나 외식은 비싼 법이다.게다가 미국은 팁문화 때문에 가격도 만만치 않다.그렇다고 맛이 만족스러운가, 그도 아니다.가끔씩 남이 해주는 밥이 그리워한국 식당에 가보기도 했지만,미국에서 오래 살지 않아서 그런건지 어쩐건지이곳의 한식은 뭔가 부족한 맛이다.한국 본토의 진한 맛이 아.. 2019.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