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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5. 너는 지금 곤하게 아침잠을 즐긴다. 나는 지금 굉장한 여유를 즐긴다. 6월이면 넌 만3세가 된다. 만 3세가 된다는 것이 뭔지 아니? 적어도 기저귀를 떼어야 한다는 것이고, 혼자서 밥상에 앉아 밥을 먹어야 한다는 거야. 그때까지 그 과업들을 해내지 못하면 영유아 검진에서 '문제있는 아이'로 판명이 될테니까. 사실 그 두가지를 지금 시행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지. 그러나 엄마도 나름 사정이 있다. 넌 열이 나면 경기하는 체질. 그래서 어린이집도 그만두고 엄마랑 하루종일 씨름하고 있지. 4월이지만 아직도 날이 쓸쓸하게 느껴져서 5월이 와서 하의실종되는 날씨가 되면 바로 기저귀 탈출 작전 시행이다. 옷에 조금만 액체가 묻어도 갈아입자고 하는 너의 성격으로 보았을때 두 세번의 시행착오후엔 완전히 졸업할거라 .. 2015. 4. 14.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예전에도 블로그를 했었다. 똑같은 공간에서. 하지만 그때와 현재의 나는 너무도 많이 달라져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므로 기존의 것들을 다 지우고, 철저히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나는 사실 글을 쓰며 살고 싶었다. 사춘기 때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다. 사춘기는 감수성이 풍부할 때여서 시란 장르의 미적이고도 운율적인 부분이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러나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하다는 것과 갑자기 몰아친 20대의 변화무쌍한 변화때문에 자연스레 시들해졌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글로 써서 먹고 살수 있는 가장 괜찮은 직업이라 생각해서다. 그러나 나는 시청자가 원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드라마라는 특성상 좀더 세게, 좀.. 2015. 4. 14.
기도 - 아미엘 나날의 생활은 우리를 혼란시키고, 긴장시키며, 우리의 생각을 산만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는 영혼을 위해서 지극히 유익하다. 기도는 말하자면 강장제로서, 우리에게 평화와 용기를 되돌려 준다. 기도는 우리에게 자신의 죄를 상기시키고 모든 사람을 용서해야 할 우리의 의무를 상기시킨다. 기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사랑받고 있다. 너도 사랑하라. 너는 남으로부터 받았다. 너도 남에게 주어라. 너는 필경 죽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라. 관용으로 분노를 이기고 선으로 악을 극복하라. 너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한들 무슨 상관 있으랴. 너는 그들에게 아첨할 필요도 없고 그들에게 떠받들릴 필요도 없다.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그 결과는 될대로 되게 내.. 2015. 4. 14.
싯다르타 - 열가지 계율 1. 살생하지 말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라. 2. 훔치지 말고 빼앗지 말라. 남들로부터 그들의 노동의 대가를 가로채지 말라. 3. 생각이나 행위나 항상 정결하라. 4. 거짓말을 하지 말라. 필요할 때 두려워하지 말되 사랑을 가지고 진실을 말하라. 5. 남의 험담을 하거나, 들은 험담을 옮기지 말라. 6. 맹세하지 말라. 7. 쓸데 없는 말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필요한 말만 하라. 그렇지 않으면 입을 다물어라. 8. 탐하지 말라. 질투하지 말라. 이웃의 행복을 기뻐하라. 9. 원망과 증오로부터 마음을 정화하라. 누구도 미워하지 말고 모든 중생을 사랑하라. 10. 진리를 터득하려고 노력하라. - 이 글에는 딱히 첨언할게 없다. 2015. 4. 13.
다림질을 하면서. 남편은 사무직 회사원이다. 회사에서 딱히 복장규제를 하는 것 같진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로 상의는 셔츠로 차려입는다. 전업주부라는 시시한 타이틀을 유지하는 나로써는, 그 셔츠를 다려놓는 것이 온전히 남편을 위한 배려이자 봉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다림질을 한다. 원래 교복부터 다려입었던 나이기에 그다지 형편없는 실력은 아니다. 대충 측정해보니 셔츠하나 다리는데 7분 정도 소요된다. 흐늘흐늘 쭈글하던 셔츠가 다림질 완성으로 빳빳한 각을 유지하게 되면 전업주부 백곰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사실 그렇잖은가. 해도 해도 티가 안나는게 살림이라는 것인데.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의 청소라는 것은... 그 지속성의 짧음에 분노를 느끼게 되지 않나. 그러나 다림질은 다르다. 저기, 나의 공이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2015.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