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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165

첫발자국을 남길 것인가 수제 쿠키와 커피티백 사업을 해보려고 며칠간 바빴다.이미 아이템은 정해져 있었지만원가 계산과 자재 구입처등을 알아 보는 것이 꽤 걸렸다.그러나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세무쪽에서 일하는 나의 친구 말로는가정에서도 가능한 품목이라고 하길래 (인터넷주문판매)옳다구나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오늘 막상 시청직원과 통화하고 보니사업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사업장이라... 가게를 얻는다는 것...돈도 돈이지만 가게에 얼마나 상주할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다.이 일을 계획한 것 자체도,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집에서 가능한 일을 찾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가게라...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할 것인가.과연 그렇게 경쟁력이 있는 사업인가,돈은 벌릴 것인가.상가주인 좋은 일만 시킬 것인가.게다가 내가 이 동네에서 산다는 보장.. 2015. 5. 26.
사업 구상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무언가를 시작하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게 돈벌이든, 취미생활이든 말이다. 약 2주 전부터 로스팅을 하기 시작했다.가정용이라 한번에 100그램 정도 밖에 나오지 않지만그것도 몇 번을 해보니 대충 요령이라는 것이 터득되었다.그리고 1주전부터 다시 쿠키 굽기를 하고 있다.유통되기 쉬운 간식류를 만들어 보고 있다랄까.주로 사브레를 굽곤 했는데, 다른 것도 시도해 보았다.오븐 역시 가정용이라 크지 않아 한번에 많은 양이 나오진 않는다.게다가 이 오븐과 나는 만난지 3개월 밖에 안된 수줍은 사이다.전자렌지 겸용을 사서인지, 열이 고루 퍼지지 않아서한판에 일정한 굽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그래서 서로 낯설다는 느낌을 서서히 지우고 있는 중이다.한달안에 이런 쿠키류를 좀 섭렵하고.. 2015. 5. 16.
영유아검진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갑작스럽게 결정하게 되어서 며칠 정신이 없었다.게다가 어린이집에 검진표를 제출해야 했으므로 오늘로 예약하고 다녀왔다. 34개월 어린이.키 98.7체중 15.8 머리둘레 52.5평균을 상회하는 수치임을 인증받았다.음... 타고난 신체를 잘 먹임으로 인해서 훌륭히 유지시켰군.엄마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밖에 다른 행동발달검사 결과사회성 부족으로 추적검사,소근육 발달 부족으로 정밀검사.사회성이야 어린이집에 안가고, 종일 엄마랑만 있으니당연히 부족한게 사실이고...추적검사라 함은 그다지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란다.그러나 소근육 발달이 현저히 저하되어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으라며 진단의뢰서까지 주는 게 아닌가.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안들었다.각 발달상황마다 체크 리스트가 몇.. 2015. 5. 12.
꿈꾸기 싫어 매일 꿈을 꾸는 것 같다. 대체로 내용이 하찮아 기억이 희미한 게 다수이지만, 때로는 그날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할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지금은 만날수 없는 사람을 본다던지(주로 고인) 아니면 내가 마음 속 깊이 미워하는 사람과 마주친다던지... 꿈 속의 나는 현실의 나와는 좀 다르다. 나를 상처 주었던 것에 대해서 격렬하게 덤비며 싸운다. 그러면 상대방은 주춤하곤 하는데, 그렇다고 깨고 난 후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생각보다 대범하지 않다. 그래서 나에게 함부로 했던 이들에게 정면으로 부딪힐 생각은 없었다. 소위 말해 막돼먹은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그들을 아예 안 볼 수도 없으므로 그냥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다. 그것이 무의식 속에서 툭툭 튀어나와 그들에게 따지며 공격하.. 2015. 5. 8.
발 큰 여자 나는 발이 큰 편이다. 255 정도 되는 듯하다. 한국에서 용인되는 여자의 발사이즈는 230~250 정도이다. 약 2센치 오차만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지금이야 운동화를 신고 다니지만, 이 운동화도 여성취향을 저격하자면 직원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어느 정도 포기할 때가 되었건만, 난 아직도 이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 어릴 때 엄마는 무척 큰 신발을 사주곤 했다. 아이들은 쑥쑥 자라니까 일부러 넉넉한 사이즈를 사주었겠지. 그래서 가끔씩 신발이 훌렁훌렁 벗겨지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한 켤레로 지내야 했고. 나중에 중학교에 들어가 지금의 발사이즈가 되고 나선 이 모든 게 엄마가 큰 신발을 사줘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친구가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몸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의 몸을 타고 나므로 네 발이 큰 것.. 2015. 5. 8.
납골당에 다녀와서 엄마 유골이 있는 납골당에 다녀왔다. 거기에 엄마가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육신이 건강했던 엄마는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키우지도 않았고, 선물 받은 적도 없었다. 관심 밖의 생물이었다. 그러다가 몸이 아파 시한부를 선고 받은 엄마는 갑자기 꽃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그것들을 보며 울었다. 아직도 피어 있을 것만 같은 자신의 생명이 끝나가는 것이 서러워 혼자 울고 또 울었다고 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빈손으로 엄마를 만나러 가기도 어색해서 분홍색 카네이션을 샀다. 작게 꽃사지로 만들어서. 5월 8일. 어버이 날. 엄마의 기일이기도 하다. 난 그날 오지 못할 것이다. 미리 카네이션 달아주는 거야, 납골당 유리에 꽃사지를 붙인다. 말로 제어가 되지 않.. 2015. 4. 23.
커피와 함께. 며칠간 날이 훈훈하더니 비가 올 모양인지 다시 쓸쓸해진다. 아침에 먹은 베이글이 영 내려갈 기미가 안보여서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겠다 싶었다. 난 하루에 보통 1잔 정도 커피를 마시는데 뭔가 허전하거나 하면 1잔 정도 더 마시는 날도 있다. 우리집엔 커피 머신이 있다. 2013년 2월에 샀으니, 2년이 넘었군. 그때 약 35만원 주고 산 가정용 자동 커피 머신인데, 생각보다 이녀석이 큰 효자가 될줄이야. 남편이 35만원 주고 산다고 했을때 그렇게까지 돈을 들이는게 못마땅했는데. 하루하루 1잔이상의 커피를 생산해낸다고 보면, 결코 비싼게 아닌거다. 대충 계산해 보니 900잔 이상을 뽑아냈다. (손님접대까지) 게다가 우리집 커피는 주로 남편이 로스트해주기 때문에 (이 기계는 약 40만원대에 샀던 기억이다) 커.. 2015. 4. 16.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예전에도 블로그를 했었다. 똑같은 공간에서. 하지만 그때와 현재의 나는 너무도 많이 달라져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므로 기존의 것들을 다 지우고, 철저히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나는 사실 글을 쓰며 살고 싶었다. 사춘기 때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다. 사춘기는 감수성이 풍부할 때여서 시란 장르의 미적이고도 운율적인 부분이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러나 그걸로 먹고 살기는 불가능하다는 것과 갑자기 몰아친 20대의 변화무쌍한 변화때문에 자연스레 시들해졌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글로 써서 먹고 살수 있는 가장 괜찮은 직업이라 생각해서다. 그러나 나는 시청자가 원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드라마라는 특성상 좀더 세게, 좀.. 2015. 4. 14.
다림질을 하면서. 남편은 사무직 회사원이다. 회사에서 딱히 복장규제를 하는 것 같진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로 상의는 셔츠로 차려입는다. 전업주부라는 시시한 타이틀을 유지하는 나로써는, 그 셔츠를 다려놓는 것이 온전히 남편을 위한 배려이자 봉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다림질을 한다. 원래 교복부터 다려입었던 나이기에 그다지 형편없는 실력은 아니다. 대충 측정해보니 셔츠하나 다리는데 7분 정도 소요된다. 흐늘흐늘 쭈글하던 셔츠가 다림질 완성으로 빳빳한 각을 유지하게 되면 전업주부 백곰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사실 그렇잖은가. 해도 해도 티가 안나는게 살림이라는 것인데.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의 청소라는 것은... 그 지속성의 짧음에 분노를 느끼게 되지 않나. 그러나 다림질은 다르다. 저기, 나의 공이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2015.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