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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희.노.애.락.165

친구의 슬픔 앞에서 간밤에 꾼 꿈에서내 친구가 슬프게 울고 있었다.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그렇게 깨어난 새벽,나는 그렇게 현실에서나 꿈에서나친구의 슬픔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자신이견딜 수 없이 싫어졌다. 친구는 나와 25년지기이다.고등학교 때부터 알게 되어어느샌가 인생을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내가 미국에 가게 되었다고 전하던 날,울음을 터뜨리던 내 다정한 친구.다른 친구들은 축하부터 해주었는데이 친구는 서럽게 울기부터 했다.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친구는 주차장에서 또 울었다.친구의 아들은 엄마가 자꾸 운다며 의아해했고나는 나의 떠남을 울며 지켜봐준 이가 없었기에어떻게 위로를 해야하는지 허둥대다 헤어지고 말았다. 각자 결혼을 하고그렇게 자기몫의 시간을 견디느라많이 만나거나 한 것은 아니었.. 2019. 1. 12.
새해 결심 어린 시절의 나는 시간이 주는 공간감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아니었다.연말이니 사람들을 만나야해,연초니 여러가지 계획들을 세워야해,그렇게 부산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저게 무슨 의미람, 결국 똑같은 결말일텐데혀를 차고 있던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한해 한해 나이가 들고 보니나도 모르게 ‘결심’ 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기본적으로 나란 사람이 많이 바뀐건가 싶어골똘히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나 자체까지는 아니어도내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내가 내삶을 온전히 컨트롤 할수 있었다.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그게 가능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나의 시간이란아주 빠르고 숨가쁘게 흘러가는 공간이었기에책상 앞에 앉아 느긋하게 미래를 계획하는그런 여유조차.. 2019. 1. 7.
I love coffee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올 때나는 나름대로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미국은 한국보다 커피맛이 좋을 거다,커피 시장이 크니까.그러니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쉽게 찾을수 있을거야… 라고. 그러나 내가 몇군데 다녀본 결과,커피 맛 좋은 곳이 흔치가 않다.한국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커피계의 애플이라는 Blue bottle도 그냥 그랬다.Peet’s coffee 도 별로 맛이 그랬고…그래도 제일 맛있던 것은 Philz’s coffee였다.Philz’s coffee 가 가장 좋았지만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관계로원두를 사러가기도 좀 귀찮았다.게다가 하루에 한 컵씩만 내려먹으니 금방 커피가 맛이 갔다.(나는 로스팅한 후 2주안에 먹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그래서 Whole Foods 에서 원두를 조금씩 .. 2019. 1. 5.
한국 해외배송대행도 할 만하다. 약 2달 전,배송대행을 한번 시도해 볼것인가, 말것인가고민했었다.한국에서 미국 배송대행을 해본적은 있어도미국에서 한국 배송대행을 해보긴 처음인지라살짝 고민이 되었다. 예전에는 친구가 내 부탁을 들어주어어렵지 않게 한국물품을 구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렇게 한 번 해보니…다양한 물건이 다 도착했는지 계속 체크해야 하며그것들을 포장해 다시 무겁게 우체국으로 들고가서우편비까지 결제해 주는 친구의 수고로움이 떠올라 무척 미안해졌다.그래서 한번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자주 가는 미국맘카페에서 보았던 배송대행후기를 참고해서문척우체국에 서비스를 신청했다. 절차는 이렇다.1. 카카오톡으로 문척우체국을 조회해서 친구 맺는다.2. 배송대행을 신청한다. -배송대행을 신청하면 아래와 같이 고유주소를 준다.예) 전남 구례군.. 2019. 1. 3.
먹고 싶은 자가 요리한다. 미국에 와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은음식이 그다지 입에 맞지 않는다는 거였다.줄줄줄 기름지거나, 숨막힐 정도로 달거나.게다가 원래 먹어 오던 식재료가 아니다 보니이게 무슨 맛에 먹는 건가, 갸우뚱하게 된다.특히 텍사스에 살 때는 한국식자재를 구하기가 힘들어서어쩔 수 없이 양식을 해 먹어야 했다.그러나 캘리포니아에 오고 보니 어느 정도 신경만 쓰면 한국에서 먹던 것 그대로 구현할수 있다.문제는… 그게 상당히 귀찮다는 것이지만. 어느 곳에서나 외식은 비싼 법이다.게다가 미국은 팁문화 때문에 가격도 만만치 않다.그렇다고 맛이 만족스러운가, 그도 아니다.가끔씩 남이 해주는 밥이 그리워한국 식당에 가보기도 했지만,미국에서 오래 살지 않아서 그런건지 어쩐건지이곳의 한식은 뭔가 부족한 맛이다.한국 본토의 진한 맛이 아.. 2019. 1. 1.
2개 국어는 무슨. 미국에 온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났다.살다 보면 영어실력이 늘거라고? 천만에...물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긴 했지만별로 좋아지지 않는 자신의 영어실력에 낙담할 때가 많다.게다가 수시로 게을러지는 자신을 추스리기가 쉽지 않다. 영어를 한다는 것에 생각해본다.기본 품사도 알지 못하던 내가이제는 어느정도 감은 잡았지만그렇다고 해서 영어로 줄줄 이야기하고모든 것들을 알아 듣는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영어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어나 지식이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식 사고, 한국식 이해관계로 생각하는 머리는한국어밖에 튀어 나오지 않는다.미국식 사고, 미국식 이해관계가 성립되어야입이라도 벙긋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내게.. 2018. 10. 25.
별게 다 Drive Thru 지난 토요일에 독감예방접종을 하러 갔었다.이사를 해서 병원도 이 근방으로 옮겨야 했는데다행히도 토요일에 접종을 한다고 해서 어디에 있는가 확인도 할겸 다녀왔다.남편은 회사에서 맞았고,아이와 나만 맞으면 되는 건데애가 콧물을 폭포수 처럼 흘리는 걸 보고선나만 맞기로 했다.사실 다음 주에 같이 맞을까 고민도 했지만작년에 독감으로 호되게 앓은 기억때문에더이상 미루면 안될 것 같았다.그때도 나 혼자 독감에 걸렸었으니까.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건물 안으로 들어 가려고 주변을 돌아보는데아주 독특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플루샷을 맞기 위해 나란히 줄 서있는 차들.들어는 봤나. 플루샷 드라이브 쓰루.각종 패스트푸드점에서 드라이브 쓰루하는 건 봤지만주사까지 드라이브 쓰루라니, 나는 그만 폭소하고 말았다.아.. 2018. 9. 25.
전학의 수고로움 프리몬트로 이사를 오고 나서가장 골치 아팠던 게 아이 학교 전학이었다.뭐,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 별일 아닌데자꾸만 일이 꼬이는 바람에 몇 번을 돌아다녔는지. 원래 8월 2일에 에스크로가 다 끝났지만전에 살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머물 곳이 없다며8월 18일(토요일)까지 머물겠다고 했다.물론 그에 준하는 렌트비(?) 같은 것을 받기로 하고.그래서 8월 20(월요일)일에 들어가기로 했는데,학교 개학은 8월 29일이었다.리얼터는 그 전에 미리 교육청에 가서 등록해야한다고,그래야 원래 다니기로 예정되어 있던 곳에 갈 수 있다고 했다.주소지에 배정된 학교가 평점이 좋은 곳이기 때문에하루 빨리 등록을 해야한다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결과,기존에 다니던 학교에 전학 통지를 해야한다고 한다.그러면 아이의 자료가 새로운.. 2018. 9. 19.
남편의 수난기 이사 온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이제 겨우 집이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이삿짐도 거의 풀었고,필요한 물건들을 사들이느라 정신없었다.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집수리였다. 우리집은 타운하우스이지만일반 하우스 못지 않게 손이 많이 갔다.집을 보러 다닐 때는 세세하게 보지 않았던 것들이막상 들어와 살다보니 하나둘씩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자… 이제부터 남편의 수난기라 할수 있는지난 3주간의 여정을 적어보려 한다. 우선 도어벨과 카메라를 설치했다.차량통제가 되었던 아파트에 비해게이트가 개방되어 있는 우리집 보안을 위해남편은 Ring 을 구입해 설치했다.편리하긴 하다.집 근처에 누가 왔다만 가도센서로 알아차리고선 즉각 핸드폰으로 알람이 뜬다.뭐… 주로 택배 아저씨와 청소 아저씨지만. 그리고 온도조절기를 원격 조.. 2018. 9. 13.
어둠에 대하여 이사를 오고 나서 며칠 간 잠을 설쳤다.새벽에도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창문으로 들어오는 번쩍이는 자동차 불빛 등,마치 싸구려 호텔에서 자고 있는 느낌이었다.그 어수선함과 불편한 느낌이라니.소음도 소음이지만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수시로 방안 불빛이 환해지는 것이었다.나는 지독하게 까만 밤이 필요했다. 언제부턴가, 나는 깜깜하지 않은 밤엔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기억해보건데, 그건 아마도 이십대 중반부터였을 것이다.그 전에는 주변이 깜깜하지 않아도 잘 자는 편이었다.도시의 밤이라는 것은간판들이 다 꺼진 밤에도 가로등이 빛을 지키고 있기에아득할 정도로 까만 밤이라는게 존재하질 않는다.예전엔 그런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었다.그러다가 20대 중반에 시골이라고 할수 있는대부도 근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 2018. 9. 1.
미국에서의 첫 교통사고 약 2주 전, 시부모님이 한국에서 오신 지 사흘째 되던 날,무료해하시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시내구경을 갔다.우리가 살고 있는 산타클라라는 뭐랄까,워낙 잔잔하고 조용한 동네라 구경거리랄 게 없었기에어머님이 그렇게 소원하시는 사람구경을 시켜드리기 위해써니베일에 있는 다운타운에 갔다.거기서 어머님께서 친구들에게 선물하실 물건도 좀 사고,필즈 커피에서 커피도 사와 집에 돌아가던 길이었다.신호 하나만 건너면 우리집이었다.그 신고를 건너다가, 우리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경위는 이렇다.우리는 직진신호를 받고 건너편 차들을 주의하며 천천히 서행하는데,갑자기 우리차 옆구리로 직진한 차에 받친거다. 우리가 동서 방향 신호였다면뜬금없이 남북 도로에서 신호 위반하여 우리를 친 것이다. (우회전도 아니다)그때 남편이 운전하고 있.. 2018. 8. 8.
시부모님 맞이 준비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우리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시부모님께서 우리집에 오시기로 한 것이다.두 분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늘 궁금해 하셨다.아직 우리 자가주택도 아니고, 렌트이지만캘리포니아 기후가 온후하기 때문에오셔서 요양도 하시고 관광도 하시면 좋겠다 싶었다. 두 분은 소일거리 삼아 봉사 활동을 하신다. 겨울에는 2~3달 쉬는 기간이 있으므로남편은 그 시기에 우리집에서 한달 정도 요양하셨으면 했다.그러나 나는 흔쾌히 대답하지 못했다.한달이라...그동안 남편은 출퇴근을 할 것이고,두 분을 보살펴드리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일텐데. 90세가 가까우신 아버님은 최근 몸이 많이 쇠약해지셨다.게다가 입맛도 성격도 까다로우신 편이다.그에 반해 어머님은 호기심이 많으시고 활발하신 편이다.이렇게 극과 극의 성.. 2018. 7. 18.